용어*장비*개념해설

아모르퍼스(Amorphous) 합금

거친손 2009. 4. 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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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퍼스 합금

<< 아모르퍼스 금속의 탄생 >>


인간이 금속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약 8000년이 되었다. 이 기간내 금속은 인간 문명의 최고 동반자로서 명성을 이어왔다. 이 명성은 금속이 지닌 단단하고, 열과 전기가 잘 통하는 성질 때문인데, 이는 금속이 결정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즉, 금속은 액체(쇳물)일 때, 금속 내부의 원자들은 제멋대로 흩어져 있지만, 냉각시키면 원자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정렬하여 고체가 되는 것이다. '체심입방체', '면심입방체'와 같은 말도 이러한 결정구조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새로운 발명은 상식을 파괴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고 했던가!
현대에 들어 "금속이 결정구조를 갖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비정질의 금속은 만들 수 없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품은 금속학자들이 있었다. 마치 유리처럼 각 원자가 멋대로 위치해 있는 상태로 만든다면, 대체 어떠한 성질을 낼 것인가? (*유리는 전형적인 비정질 물질로 원자가 제멋대로 흩어져 있다.) 

마침내 1960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P.듀에이 교수 등은 금과 실리콘의 합금을 녹여, 고압의 가스로 동판에 분사시켜 급냉함으로써, 결정이 없는 금속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이름 하여 <금속유리>. 급랭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진 '아모르퍼스 금속' 이었다.(아모르퍼스: Amorphous "일정한 모양이 없는" "결정이 아닌" "비정질" 이라는 뜻)
그러나 듀에이 박사가 만든 아모르퍼스 금속은 겨우 0.1g도 안되는 얇은 박으로, 실용화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했다.

 


<< 실용화로 발전 >>

실용화의 실마리를 푼 사람은 일본의 마스모또 박사였다.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에 유학중이던 1969년 듀에이 박사의 아모르퍼스 금속이 공업용 재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없는지를 생각했다. 겨우 핀셋으로 집을 수 있을 정도에서 보다 큰 아모르퍼스 금속편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금속이 액체 상태에서 고체로 될 때 결정구조를 갖출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즉, 1초당 10⁴℃ 이상의 초 스피드로 순간적으로 냉각시켜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물을 냉각제로 생각해 볼 수 있으나 한계가 있어, 열전도가 물보다 큰 차가운 금속이 선택되었다. 아이디어는 계속 발전되었고, 고온의 녹인 금속을 고속 회전하는 구리 롤 위로 흘려 보내어, 초급랭하는 방법(원심급랭법)에 도달하였다. 이 방법으로 최초의 필라듐과 실리콘 아모르퍼스 합금이 만들어졌다.

 
<< 놀라운 특성의 발견 >>

아모르퍼스 합금이 만들어지자 처음 금속학자들이 가졌던 의문은 놀라운 특성이 되어 돌아왔다.
- 첫째는 강도이다.
철의 경우, 아모르퍼스 철합금은 보통의 강철재 보다 20배나 강하다.
- 두번째는 내식성(부식에 강한 성질)이다.
철에 소량의 크롬을 첨가한 합금을 아모르퍼스화하면 부식은 현재의 STS304에 비해 100만분의 1 이하로 저하된다. 더구나 이 합금에 몰리브덴을 첨가하면 일반적인 금속으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가혹한 용액(예컨데, 농염산 60℃ 용액) 중에서도 충분히 내식성이 유지된다.
- 세번째는 자성(자기장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이다.
아모르퍼스 철합금의 경우 자기에 매우 민감하여, 약한 자기만 걸어도 즉각 반응한다. 이같은 특성을 이용, 이미 고성능 테이프 레코더의 자기 헤드에 사용되고 있고, 변압기 내부의 철심을 아모르퍼스 금속으로 대체할 경우, 에너지 손실을 1/5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완전 상용화 될 경우, 이 효과는 경제적으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 아모르퍼스 합금이 열어갈 미래 >>


아직 기초연구 단계이지만, 아모르퍼스 합금은 핵 융합이라던가 자기부상열차 등에 쓰이는 초전도재료에 사용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와 있으며, 화학반응 촉매, 수소를 저장하는 에너지원 등에 이용될 첨단 소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난재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급속 냉동에 의해 순간적으로 동결된 합금인 만큼, 열에 의해 보통의 결정으로 되돌아가 버리기 쉽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400~500℃ 가 그 한계이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고온에도 안정한 아모르퍼스 합금을 개발하고 있고 시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모르퍼스 합금의 용도는 현재까지는 종래의 결정 금속을 대체하는 사례가 앞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미래에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야로 응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새로운 신소재의 세계가 아모르퍼스 합금에 의해 펼쳐질지 모른다.
특수강의 한 분야인 특수합금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일들을 우리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출처 : 포스코특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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